“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중에서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중에서
첫번째 경험 : 목표와 비전을 가져라
그리고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오페라를 관람했다. 그 당시 함부르크 오페라는, 지금도 그렇지만, 세계 최고 오페라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견습생이었기 때문에 돈이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대학생은 오페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개막 한 시간 전까지 극장 앞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막이 오르기 10분 전까지도 팔리지 않은 제일 값싼 좌석은 대학생에게 무료로 제공되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오페라를 관람하던 어느 날, 나는 19세기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의 오페라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베르디가 1893년에 작곡한 최후의 오페라 폴스타프(Falstaff)였다.지금 그것은 베르디의 오페라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이지만, 70여년 전에는 잘 연주되지 않던 곡이었다. 가수들도 청중들도 모두 그 곡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폴스타프에 완전히 매료되었다.내가 태어나 자란 빈은 말 그대로 음악의 도시였던 까닭에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오페라를 관람했지만, 베르디의 오페라는 폴스타프가 처음이었다. 그날 밤 오페라 극장에서 느꼈던 감동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오페라를 관람한 후 집에 돌아와 자료를 찾아본 나는 깜짝 놀랐다. 그토록 유쾌하면서 인생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 오페라를 작곡한 사람이 여든 살의 노인이라니! 그때 겨우 열 여덟 살 이었던 나에게 여든 살이라는 나이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그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없었다. 당시에는 건강한 사람의 평균 수명도 50세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80세란 나이는 흔한 나이가 아니었다. 나는 베르디가 직접 쓴 글도 읽었다. 누군가로부터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 받고 있으며 이미 유명인이 된 사람이, 엄청나게 벅찬 주제를 가지고 더구나 그 나이에,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고 답변으로 쓴 글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나는 베르디의 이 말을 잊은 적이 없다. 그의 말은 나에게 지울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베르디는 그때 내 나이였던 열 여덟 살에 이미 노련한 음악가였다. 그러나 나는 그때 겨우 면제품 수출 사업으로는 성공할 것 같지 않음을 확인한 것 외에는, 장차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있었다. 열 여덟 살의 나는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성숙하지 못한 풋내기였고, 그리고 나약했다. 그로부터 15년이 더 지나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나는 내게 어떤 소질이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를 진실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에 나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지 간에 베르디의 그 교훈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를 더 먹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이지만, 그렇지만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다짐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 Peter F. Drucker” 中에서